[글로벌이슈] IBM, AI 인프라 확보 경쟁에 실적경고…메모리 훈풍도 한은 금리인상엔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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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7월 14일 내놓은 2분기 잠정 실적에서 기업 고객들이 소프트웨어 대신 서버·스토리지·메모리 확보로 지출을 옮기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 메모리 반도체주가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7월 16일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같은 메모리 업황의 수혜주인 SK하이닉스와 코스피는 이날 정규장에서 급락했다. 다만 최근 코스피의 급격한 등락에는 레버리지 ETF발 변동성, 외국인 수급 변화, 다가오는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 등 여러 국내외 요인이 함께 얽혀 있어 하나의 원인으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IBM 실적경고, 그 안에 담긴 신호

IBM은 7월 14일(현지시간) 2분기 잠정 매출 172억 달러(전년 대비 ▲1%)를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178억 5,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였다. GAAP 기준 희석주당순이익은 2.27달러로 전년 대비 ▼2% 감소했고, 비GAAP 기준은 2.93달러로 ▲5%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소프트웨어 매출이 ▲5% 늘었지만 인프라 매출은 ▼7% 줄었고, 컨설팅은 사실상 보합(고정환율 기준 ▲1%)이었다. 이 실적 발표로 IBM 주가는 하루 만에 ▼25.2% 급락했다.

아빈드 크리슈나 CEO는 투자자 서한에서 부진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고객사들이 공급이 빠듯한 인프라를 가격 인상 전에 확보하기 위해 분기 자본지출을 서버·스토리지·메모리 구매 쪽으로 옮겼다.” 그는 또한 “고객들이 이번 분기 동안 빠르게 확산된 업계 전반의 사이버보안 우려에 주의를 뺏겼다”고 덧붙였으며, 다수의 대형 계약이 예상된 일정 안에 마무리되지 못한 점이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레드햇 매출 증가율은 ▲11%로 오히려 가속했고, 신형 z17 메인프레임은 전작 대비 ▲130% 수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 반도체주는 웃었다, 그런데 진짜 수요일까

IBM의 설명은 역설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다는 신호로 읽혔다. 같은 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7.72%, 샌디스크는 ▲8.32% 상승했다. 다만 이 시기 함께 화제가 된 SK하이닉스 나스닥 ADR(SKHY)의 ▲27.29% 급등은 성격이 다른 사건이다. SK하이닉스는 265억 달러 규모의 미국 상장을 마친 뒤 ADR에 대한 옵션 거래가 미국 옵션거래소에서 시작된 시점과 맞물려 급등했고, 그 결과 서울 상장 보통주 대비 ADR 프리미엄이 51%까지 벌어졌다. IBM 실적과 같은 주에 벌어진 일이지만 직접적인 계기는 별개라는 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 수요가 말뿐이 아니라는 근거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 설비투자 전망을 1,900억 달러(전년 대비 약 ▲130%)로, 구글은 1,800억~1,900억 달러로 상향했고 메타도 1,250억~1,450억 달러(약 ▲85%)로 올려 잡았다. 리서치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상위 9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2026년 북미 AI 데이터센터 관련 설비투자는 8,3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데이터센터다이나믹스(DCD) 등 업계 매체 보도로는 2026년 들어 미국 28개 주에서 74건의 신규 데이터센터가 착공에 들어갔고, 아마존·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과 스타게이트 컨소시엄 등 6개 사업자가 약 6,9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이 착공 현황은 위성사진과 인허가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독립 데이터베이스(Epoch AI 등)로도 교차 확인되고 있어, 적어도 물리적인 공사 자체는 실제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투자가 실제 매출/이익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별개 문제이고, 이 수치들은 각 기업의 가이던스와 외부 리서치기관 추정을 종합한 것이라 확정치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정작 서울 증시의 SK하이닉스는

한국투자증권 API로 확인한 SK하이닉스(000660) 실제 종가 기준으로는, IBM 실적 발표 당일인 7월 14일 종가 191만 3,000원(전일 대비 ▲6만 8,000원, ▲3.69%)을 기록했고 다음 거래일인 7월 15일에는 208만 2,000원(전일 대비 ▲16만 9,000원, ▲8.83%)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도 7월 14일 ▲0.73%, 7월 15일 ▲6.24% 상승했다.

다만 이 상승분을 온전히 IBM발 메모리 훈풍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코스피는 7월 13일 하루에만 ▼8.95% 급락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날 ▼15.37% 떨어졌던 터라, 14~15일의 반등에는 직전 급락에 대한 되돌림 성격도 섞여 있다.

이 장의 변동성 자체가 유난히 커진 배경에는 국내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이후 33거래일간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평균은 84.04로, 상장 직전 같은 기간 평균(59.67)보다 24.37포인트(▲40.84%) 높아졌고, 7월 15일 장중에는 96.9까지 치솟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89.3)를 웃돌았다고 아시아투데이·헤럴드경제 등이 보도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일간 수익률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이 크게 움직인 날 마감가 부근에서 리밸런싱 물량이 집중되는 구조라, 장 후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이들 매체는 설명한다. 실제로 반대매매(미수금 강제청산) 규모도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일평균 493억 7,200만원으로 상장 전(270억 7,000만원) 대비 ▲82.4% 늘었고, 7월 9일 하루에는 1,422억원이 강제청산돼 전날(288억원)의 5배 가까이로 급증했다는 보도도 있다. 이런 수치들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거래소 공식 통계와 대조 확인은 하지 못했지만, 참고할 만한 배경 정보로 남겨둔다.

한국투자증권 API로 직접 조회한 신용융자잔고(레버리지 매수를 위한 담보대출 성격의 잔고)도 6월 25일 3,804억 8,400만원에서 7월 14일 3,470억 7,800만원으로 3주 남짓 사이 ▼8.8% 줄어, 위 보도에서 언급된 강제청산·디레버리징 흐름과 방향이 일치한다.

그리고 오늘,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며, 지난해 5월부터 14개월 이어진 동결 기조를 마감하고 긴축 국면으로 전환한 결정이다. 금통위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2%로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점,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 가계대출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그리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달러·원 환율(1,500원 아래로는 내려온 상태)을 인상 근거로 들었다. 신현송 총재는 앞서 국회 업무보고에서 “물가 오름세와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인상은 예고된 수순에 가까웠다.

이 글을 쓰는 시점(7월 16일 오전 11시 46분, 정규장 마감 전 잠정치) 기준으로 코스피는 전일 대비 ▼6.42% 내린 6,817.07을 가리키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0.77% 내린 185만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마감 후 최종 수치는 달라질 수 있어 확정치로 볼 수는 없다. 한국투자증권 API로 조회한 이날 오전 코스피 시장 전체의 외국인 순매매 대금은 1조 4,058억 5,700만원 순매도로 집계돼, 전날(7월 15일, 2조 3,031억 4,700만원 순매수)과는 방향이 정반대였다. 다만 외국인 매매는 7월 10일 3,227억 7,500만원 순매도, 7월 13일 1조 6,705억 4,800만원 순매도, 7월 14일 9,565억 800만원 순매수로 최근 며칠간 지수 방향과 대체로 같이 움직인 편이라, 오늘의 순매도가 금리 인상 하나만으로 설명되는 흐름인지는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 고객예탁금도 6월 25일 1조 2,699억 2,400만원에서 7월 10일 1조 557억 5,800만원까지 줄었다가 7월 14일 1조 1,128억 2,500만원으로 소폭 반등한 상태라, 예탁금 감소 추세가 이번 급락의 직접적 원인이라기보다는 최근 몇 주간 이어진 배경 흐름에 가깝다.

두 가지 힘이 엇갈리는 국면

IBM 실적경고가 보여준 것은 AI 인프라를 둘러싼 서버·스토리지·메모리 확보 경쟁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실제로 미국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착공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업체들에는 우호적인 수요 환경이다. 반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국내 유동성 환경을 긴축 쪽으로 되돌리는 힘이고, 레버리지 ETF발 변동성 확대와 신용융자 디레버리징은 이 힘과는 별개로 코스피의 하루 등락폭 자체를 구조적으로 키워놓은 상태다. 여기에 알파벳(7월 22일), 마이크로소프트·메타(7월 29일), 아마존(7월 30일)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IBM처럼 다른 빅테크도 비슷한 지출 구조 변화를 보고할지가 다음 변동성 재료로 남아 있다.

같은 날 코스피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밀린 것이 전적으로 금리 인상 때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 이 장은 최근 며칠만 봐도 뚜렷한 재료 없이 하루 8~9%씩 오르내린 이력이 있고, 그 변동성 상당 부분이 레버리지 상품 구조와 얽혀 있다는 보도도 있어 오늘의 급락 폭 전부를 금리 결정 하나의 인과관계로 설명하는 것은 과잉 해석일 수 있다. 다만 메모리 수요 자체의 방향성, 국내 통화정책 환경, 그리고 레버리지발 수급 변동성이라는 서로 다른 세 갈래의 힘이 동시에 얽혀 있다는 사실은, 이번 주 관련 종목의 흐름을 지켜볼 때 함께 염두에 둘 지점이다.

자료: IBM 투자자 서한(newsroom.ibm.com), 뉴스핌, 벤징가 코리아, The Motley Fool, 아시아투데이, 헤럴드경제, 데이터센터다이나믹스(DCD), 트렌드포스, 한국투자증권 Open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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